나는야 불가사의!!!


#주의: 그림 위에 마우스를 놓으면 그림 설명이 보입니다.

Ⅰ. Introduction

  고등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처음으로 '섭동'이란 단어를 접하고 아리송하고선 책을 찾아보고 이해하게 되었을 때 느낀 그 쾌감을 알게 된 게... 그리고는 나의 정신적 지주였던 심규상 선생님께서 "그렇게 찾아보니 재밌지 않냐고" 말씀하시고는 건네준 게 행성들의 위성 데이터였습니다. 분위기상 또 뭔가를 찾아보라고 주신 것 같았지만 목적은 바로 타자를 치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구과학실에 붙어살던 저는 그 때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무지하게 많은 양의 타자를 쳐야만 했었습니다. 여하튼 그렇게 분위기만 학구적으로 잡아놓고 타자를 시키신 선생님과 함께 지학실을 지키다가 결국엔 분위기에 이끌려 위성 데이터에서 뭔가 수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위성들의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같은 경우가 많네』

  그 때 건네 받은 것이 정확히 어떤 책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후에 데이터를 싣겠습니다. 궁금하던 차에 선생님께 여쭈어 봤지만 역시나 분위기에 이끌려 선생님께서는 또 책을 찾아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4년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말하려 합니다. 그 것이 왜 그랬던 것이었는지..

  해서 오늘 얘기하려 하는 것은 기조력(tidal force)이라는 것에 대해서입니다. 크게 3가지 Ⅱ. 밀물, 썰물의 원리, Ⅲ. 동주기 자전(synchronous rotation), Ⅳ. 목성 위성의 화산과 깨짐(로쉬의 한계(Roche Limit))에 대해서만 다루도록 할 것입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기 때문에 군소리 없이 바로 시작해 버리겠습니다. 에라잇..!!

Ⅱ. 밀물, 썰물의 원리

  밀물, 썰물이 왜 생기냐는 것은 초등학생에게 물어봐도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태양과 달의 인력 때문이라고요. 그림으로 간단히 설명하면..

조금과 사리의 원리

  위쪽이 사리일 때이구, 아래쪽이 조금일 때입니다. 바닷가에 사시는 분은 잘 아실 것입니다. 고기는 사리일 때 잡으러 가야 한다는 것을. 자신은 도시에 살기 때문에 모른다고 섭해 하지는 마세요. 인터넷 전용선이 들어와서 이걸 보고 계시잖아요. 여하튼 밀물, 썰물의 기본 원리는 달이 지구를 화살표와 같이 땡긴다(만유인력)는 것입니다.

지상의 여러 곳에 미치는 달의 차등
                    인력(차이는 편리상 과장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만유인력의 크기가 F= GmM/r^2로 주어지기 때문에 거리에 따라서 힘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것이지요. 해서 그림에서 보듯이 화살표의 크기(힘의 크기)가 다르게 표시되어 있는 것이죠. 생각을 해보니 기조력이 뭔지 설명을 안 했네요. 이런 것이 바로 기조력입니다. 즉 한 물체(달)가 지구 위의 위치에 따라 미치는 힘의 크기가 달라 생기는 차이가 바로 기조력입니다. 제일 먼저 설명했어야 하는 데 늦었죠? 어쩔 수 없어요. 그냥 따라 가자구요. 아, 그리고 아래 그림에 전에 낙서를 했더니 그대로 남아있네요.. 죄송..

"이상적" 바다에서 생기는
                    조석 팽대부

  계속해서 앞의 것을 확장해서 물과 함께 생각했을 때 달과 가까운 쪽 지구의 물이 달쪽으로 땡겨져 A에 있는 사람은 물이 많아짐(밀물)을 느끼게 되고 B는 물이 적어져서 썰물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쉽죠??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로 달이구요, 물론 태양도 효과를 미치긴 하지만 그렇게 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위의 그림처럼 조금과 사리의 차이를 보이게 하는 원인은 되기도 하죠. 사리는 달과 태양이 한 방향으로 같이 땡기니까 물이 많이 올라가고, 조금은 달과 태양이 다른 방향으로 땡기니까 물이 조금 오르는 것이구요.

  그러면 초등학교 4학년 자연 문제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밀물과 썰물은 하루에 몇 번 오죠?』 정답은 저에게 이메일로 보내셔도 상품 없습니다. 답을 미리 공개하면 하루에 2번씩입니다. 왜냐구요? 다시 위 그림에서 지구가 하루에 한 바퀴 자전을 해야되기 때문에 물모양을 그대로 놓고 지구 공만 한 바퀴 돈다고 생각하면 지구공 한 점 위에 있는 사람은 한 바퀴(하루) 도는 동안 밀물→썰물→밀물→썰물 순으로 물이 변하는 것을 보게 되죠. 이것 역시 쉽죠?

아주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바다의 모양

  그런데 또 질문. 맨 처음 본 그림에서 화살표 모양대로라면 물의 모양이 위 그림처럼 생겨야 맞는 것이 아닌가요? 그렇죠.. 그런데 다른 곳을 보면 화살표를 이렇게 그리면서 물 모양도 이렇게 그리죠.

기조력(tidal force)의 힘의 방향

기조력에 의해 생긴 팽대부

  조석을 설명한 많은 책을 찾아보아도 이것을 속시원히 설명한 곳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속시원히 대답해 드리려 합니다. 정답은 기조력을 계산해 보면 반대쪽이 그렇게 힘을 받기 때문에 모양이 그렇게 된다는 것입니다. 별로 속이 안 시원하죠? 여기서 계산을 보여드릴 순 없고, 대학 물리학 교재 중 어떤 책이든 『고전역학』에 관계된 책을 찾아보시거나 『Classical Dynamics of Particles and Systems, Marion & Thornton, Saunders College Publishing』의 204 페이지 Ocean Tides를 찾아보시면 계산  결과가 있습니다.

원심력과 구심력의 차이에 의한 기조력 설명

  다르게 설명하자면 B 점이 원심력(밖으로 나가려는 힘)구심력(안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평행을 이루는 곳이라고 할 때 C 점은 구심력이 원심력보다 크기 때문에 안쪽으로 땅겨지게 되고, A점은 원심력이 구심력보다 크기 때문에 바깥쪽으로 밀리게 된다고도 하던데요. 이것은 정확한 설명이라 할 수 없겠네요. 이 값을 계산해 보면 원래 기조력 정의에 따른 계산과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직접 기조력(tidal force)를 계산해 보면 힘의 방향의 그렇게 된다는 것이 가장 좋은 해답이라는 거죠. 뭔가 꺼림직 하죠?? 산수를 해 보시는 게 속시원할 것입니다. 여기까지 밀물과 썰물이었습니다. 어때요??

 Ⅲ. 동주기 자전

  많은 행성의 위성들이 위와 같이 그러하듯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거의 같습니다. 굵게 표시한 부분을 주의깊게 살펴 보시면 됩니다. 인정하기 싫으신 분들은 인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찌해도 이 글은 계속될 것입니다. 쭈~~~욱.

위성 데이터1

위성 데이터 2

이 표를 보지 않아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바로 우리의 달(Moon)입니다. 달은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같기 때문에 언제나 달의 한쪽 면 밖에 볼 수 없답니다.

달의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같아 한쪽
                    면만 볼 수 있다.

  막간을 이용해서 달의 뒷면 사진도 공개합니다. 뒷면 사진을 책에서 찾아보니 별로 없네요. 인터넷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좋은 사진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달의 뒷면

  여하튼 하던 얘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역시나 수식은 보여드릴 수 없구요. 달의 자전 주기가 공전주기보다 짧다고 가정해보죠. 달은 지구로부터 기조력을 계속 받겠지요. 그렇게 기조력을 받을 때 달은 시시때때로 모양이 변하게 되는 데 이 때 마찰을 받게 되어 에너지를 손실하게 되지요. 에너지를 잃는다는 말은 우리가 차가 앞으로 가다가 마찰 때문에 속도가 줄어드는 것처럼 달도 자전하는 속도가 느려지게 되는 것이지요. 어디까지 느려져야 안 정한 것이냐면 바로 공전주기와 자전 주기가 같아질 때까지요. 왜 그게 안정하냐면요. 다른 그림을 보시죠.

태양의 기조력에 의한 수성의 동주기 자전

  수성이 조석 효과로 인해 과장되게 찌그러져 있는데요. (a)의 경우 공전주기가 자전 주기보다 길 때인데, 이 때는 태양이 수성의 앞부분에 더 큰 힘이 미치기 때문에 수성을 빙글 돌려서 처음 모양처럼 일직선상에 놓게 되는 것이지요. 반대로 (b)의 경우 자전 주기가 공전주기보다 짧을 때인데, 이 때 역시 태양을 향하던 앞부분에 큰 힘이 미치기 때문에 결국엔 럭비공의 길다란 부분이 태양과 일직선상을 이루게 되는 것이죠.

  이런 원리로 각 행성들이 위성에 대해 작업을 일찌감치 끝마쳤기 때문에 현재는 위성들의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같아진 상태로 남아있는 것이죠. 이런 상태를 동주기 자전(synchronous rotation)이라구 하구요. 물론 이 외에도 다른 힘도 동주기 자전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태양과 지구는요? 역시 지구도 자전이 느려지고 있습니다. 태양과 달의 영향으로 지구의 자전이 느려지고 있고, 그 양은 매우 적기 때문에 사는 데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지구의 1년이 1일이 될 날이 올 수도 있겠죠.

Ⅳ. 목성 위성의 화산과 깨짐(로쉬의 한계(Roche Limit))

   목성의 위성 이오에 화산이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혹시 요구르트 이오만을 아신다구요? 여하튼 목성의 위성 이오에는 화산이 있습니다. 1979년 3월 목성 탐사를 위해 발사된 보이저 1호가 우주 공간으로 뜨겁게 녹아 있는 유황을 뿜어내는 이오는 찍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왜 놀랍냐구요? 일반적으로 우리 지구의 경우 내부에서 우라늄 238, 우라늄 235, 토륨 232 등 갖가지 방사성 동위 원소가 서로 반응하여 붕괴해서 방대한 열에너지를 내뿜으면서 화산 활동이 일어납니다. 해서 지구 중심에서 암석이 녹아서 된 마그마가 지표를 뚫고 나와 화산이 되는 것이구요. 그런데 이오의 질량은 지구의 질량에 비해 상당히 자기 때문에 방사성 동위원소 함유량이 적어 화산활동을 일으킬 정도가 안된다는 것이죠. 설사 이 원리로 화산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달과 마찬가지로 내부에서 발생한 열이 이미 날라가 버렸다는 것이죠. 이오의 크기가 달처럼 작기 때문이죠.(직경 3640km) 물론 제 키보다는 크죠.

.목성의 위성(이오)의 화산

  그렇다면 무엇이 이오를 정열적으로, 아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느냐는 것이 우리의 관심사입니다. 이 원인 역시 기조력이기 때문에 여기서 얘기하는 거겠죠? 앞에서 보았듯이 위성이 행성으로부터 기조력을 받으면 모양이 약간이나마 변형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렇게 이오는 목성으로부터 일정하지 않은 기조력을 받으면서 상당히 비틀린다는 것이죠. 이것이 반복되면서 이오 내부가 마찰로 인해 뜨거워져 녹으면서 지구에서와 같은 용암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튀어나오는 것이 바로 이오의 화산이구요. 재밌죠? 더 재미있는 사실은  NASA 에임즈 연구 센터의 레이 레오놀즈 박사와 P. 캇센 박사, 캘리포니아 대학의 S. 피에르 박사 세 사람이 이오의 화산이 발견되기 2일 전에 <목성의 기조력에 의한 이온의 화산 활동> 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는 것입니다. 대단한 사람들이죠?

  그런데 또다른 호기심을 가지신 분들이 "위성이 그렇게 비틀리다가 깨지지 않을까?" 하고 걱정을 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님도 대단하신 것입니다. 물론 깨지기도 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95년 슈메이커-레비 9 혜성이 조각이 난 채로 목성에 충돌한 사건이 있었죠. 이 역시 슈메이커 레비 9 혜성이 목성의 기조력을 견디지 못해 깨진 것이지요. 또한 토성의 고리 같은 경우도 원래는 위성이었다가 기조력에 의해 산산히 깨어져 작은 입자가 되어 고리를 이루게 되기도 했구요.

21개의 조각으로 깨어진 슈메이커-레비 9
                    혜성

  이렇게 위성이 깨지는 현상을 로쉬(Roche)라는 아저씨께서 자세히 연구하셨는데요. 조금 더 살펴보면요.... 위성이 깨지게 되는 순간은 결국엔 행성과의 거리에 의해서 결정이 됩니다. 즉 행성에 너무 가까이 가면 깨진다는 것이죠. 가까이 가면 갈수록 기조력의 차이가 커져서 위성이 심하게 뒤틀려 깨지게 되는 것이지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랄까요? 이 때 깨지게 되는 순간의 거리를 로쉬의 한계(Roche's Limit)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수식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서론, 대한교과서』 79 페이지 로쉬 한계 편을 보시면 됩니다. 너무나 무책임하죠.. 계속해서 책만 찾아보라구 하구요. 죄송합니다..책님...

로쉬의 한계. 점 1과 2 사이의 차등
                    중력 A와 차등 구심 가속도 B가 위성 자신의 중력보다 클 때, 모행성의 기조력때문에 위성은
                    붕괴된다.

Ⅳ. 결론

  처음 계획에서는 아주 자세하게 글을 써볼까 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그저 그렇게 쓸 수 밖에 없었네요. 항상 마음만 앞서가는 것을 이해해 주시구요. 여하튼 여기서 기억할 것은 기조력(tidal force, 한 물체가 다른 부피를 가진 물체에 힘을 미칠 때 위치에 따라 힘의 크기를 다르게 미치는 차이)에 의해서 밀물과 썰물이 생기기도 하고, 위성의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같아지기도 하고, 이오에 화산이 생기기도 하고, 혜성을 깨뜨리기도 하는 아주 신기한 힘이라는 것입니다. 자세한 수식을 이해하지 못해도 이 사실만을 기억하고 훗날 어딘가에 써먹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퀴즈가 좋다에 나갈 수도 있구요..헤헤..

Ⅴ. 참고문헌

[1] 우주로의 여행, Andrew Fraknoi, David Morrison & Sidney Wolff, 1998, 청범 출판사
[2] 태양계 천문학, 이시우 & 안병호, 1997, 서울대학교 출판부
[3]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서론, Michael Zeilik, Stephen A. Gregory & Elske v. P. Smith, 1997, 대한교과서
[4] 현대과학대사전, 1991, 한국과학기술진흥재단
[5] 우주질문상자, 사이조 게이이치 & 호라구치 도시히로, 1996, 가람기획
[6] Astronomy!, James B. Kaler, 1994, Harper Collins
[7] Classical Dynamics of Particles and Systems, Marion & Thornton, 1995, Saunders College Publ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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