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그림책


진짜 얼마만에 글을 쓰는 지는 모르겠지만, 은하의 형태 분류(Galaxy Morphology Classification)를 하다가 유용한 그림책이 될 것 같아 정리를 했습니다. 글은 별로 없으니 그림책 보는 심정으로 편하게 봐주세요..

은하의 형태 분류는 유명한 천문학자 허블(Hubble)까지 거슬러 올라가 은하를 크게 타원은하와 나선은하, 불규칙 은하로 나누는 것을 시작으로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소리굽쇠 모양의 Hubble's tuning fork 도표가 나온 이후로도 드보끌레로(De Vaucouleurs, 1959)나 모건(Morgan, 1958-1970), 반덴버그(van den Bergh, 1960-1976) 같은 사람들에 의해 더 세분화 되었습니다.

허블의 Tuning Fork

그림 1. 허블의 소리굽쇠 분류(http://skyserver.fnal.gov/en/proj/advanced/galaxies/images/TuningFork.jpg).

그 당시 사람들은 위 그림과 같이 분류를 해 놓고 은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타원 은하에서 나선은하쪽으로) 진화한다고 생각하여 타원 은하(Ellipticals)를 Early type으로 나선 은하(Spirals)를 Late type으로 불렀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화하는 것으로 믿고 있지만 여전히 예전의 이름처럼 부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분류는 눈에 보이는 가시광 영상을 기준으로 하였지만 요즘에는 다른 파장에서 은하를 분류하기도 합니다. 아래 그림은 2MASS(Two Mircron All Sky Survey, http://www.ipac.caltech.edu/2mass/ )에서 얻어진 적외선 영상을 바탕으로 Tuning Fork를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눈에 보이지 않았던 은하의 또다른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2MASS Tuning Fork

그림 2. 2MASS 영상으로 만든 허블의 소리굽쇠 분류( http://www.ipac.caltech.edu/2mass/gallery/galmorph/).

여기서 는 Sloan Digital Sky Survey(SDSS, htttp://www.sdss.org) 의 imaging 자료를 이용하여 형태별로 분류한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왼쪽 칼라 영상은 SDSS에서 제공한 칼라 영상이고, 오른쪽 그림은 SDSS에서 얻은 g filter 영상에다 같은 밝기를 이어놓은 contour를 빨간색으로 표시해 두었습니다. contour를 보면 은하가 정말로 어떻게 생겼는지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윗칸의 은하 분류는 Sandage & Bedke(1994)의 The Carnegie Atlas of Galaxies 에서 분류한 것을 사용한 것입니다.

2. 은하의 형태 분류(Morphology Classification)

2.1 타원은하(Elliptical Galaxy)

타원 은하는 중심에 밝은 핵이 보이고 나선팔이나 disk가 보이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contour를 보면 여러 개의 타원으로 나타나고 표면 밝기는 반경에 따라 r1/4으로 감소하는 De Vaucouleurs' Law를 잘 따릅니다. 형태 분류 표시는 En로 나타내어 지는데 숫자 n은 타원 장축의 길이를 a라 하고, 단축의 길이를 b라 했을 때 n=10(a-b)/a로 정의됩니다. 즉, E0는 아주 동그란 은하이며 E6은 굉장히 납작한 은하로 주로 E0-E6까지 분포하며 E7도 가끔 있습니다. 그리고 NGC 1052 같이 E3/S01(3)로 분류된 것은 E3와 S01(3)의 중간 단계를 의미하는데 '/' 로 구분된 다른 은하도 마찬가지입니다.

E1: NGC 5638

ngc5638

 

E2: NGC 2639

NGC 2693

NGC 2693

 

E3/S01(3): NGC 1052

NGC 1052

NGC 1052

 

E4/S01(4): NGC 5831

NGC 5831

NGC 5831

  

E5: NGC 4073

NGC 4073

NGC 4073

  

E6/S01(6): NGC 3613

NGC 3613

NGC 3613

2.2 렌즈형 은하(Lenticular Galaxy)

렌즈형 은하는 Sandage에 의해 도입되었는데 타원은하와 비슷하게 보여 쉽게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타원은하와는 달리 은하 멀리까지 뻗친 envelope, 즉 disk가 보이는 데 이것은 나선은하와 비슷합니다. 따라서 전에는 타원 은하가 나선은하로 진화해가는 중간 단계의 은하로 여겨졌습니다. 물론 지금도 렌즈형 은하의 기원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아무튼 이 disk 에는 나선팔이 없는 것으로 나선은하와는 구분됩니다.

렌즈형 은하를 S0로 표시하는데 밝기 분포를 가지고 더 세분화 하기도 합니다. S01은 반경에 따른 밝기 분포가 매끄러운 것으로 불연속한 곳이 없는 은하를 나타내고 S02는 약간의 불연속이 보이는 은하를 나타냅니다. 이에 반해 S03는 먼지(dust)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검은 줄무늬나 고리가 보이는 은하를 나타냅니다. 괄호() 안의 숫자는 타원 은하와 같이 편평한 정도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S01(3): NGC 3998

NGC 3998

NGC 3998

 

S01(6): NGC 4270

NGC 4270

NGC 4270

 

S02(5): NGC 5838

NGC 5838

NGC 5838

 

S03(2)/Sa: NGC 5631

NGC 5631

NGC 5631

2.3 나선 은하(Spiral Galaxy)

나선 은하는 너무나도 예쁘게 생긴 나선팔이 가장 큰 특징인데 중심에 막대 모양의 Bar의 존재 유무에 따라 정상  나선 은하(Normal Sprial)와 막대 나선 은하(Barred Sprial)로 나뉩니다.

2.3.1 정상 나선 은하(Normal Sprial)

나선 은하는 중심부의 팽대부(bulge)의 크기, 나선팔의 감긴 정도, 최근의 별 탄생율(Star Formation Rate) 등등의 정도에 따라 Sa에서 Sd까지 나뉩니다. 즉 Sa는 나선팔이 덜 풀린 것으로 중심부의 핵이 나선팔보다 두드러져 보이고 Sd는 나선팔이 많이 풀린 것으로 중심부보다 나선팔 부분이 두드러져 보입니다. 그리고 나선 은하 중에서도 Sa쪽을 Early type, Sd쪽으로 Late type이라고 합니다. 물론 Sab로 분류된 것은 Sa와 Sb의 중간단계를 의하는 것입니다.

괄호 안에 (r, s) 표시는 나선팔이 중심에서 어떻게 시작해 나온는지를 나타내는데, s는 정상 나선 은하의 경우 나선팔이 은하 중심에서 시작하고 막대 나선 은하의 경우 막대 끝에서 시작하는 것을 나타내고 r은 은하 중심부의 고리에서 접하게 시작하는 은하를 나타냅니다. 끝쪽에 붙은 I, II..., V는 van den Bergh에 의해서 도입된 광도 분류인데(geometrical entropy라고도 함) 나선팔의 길이와 두드러진 정도에 따라(또는 은하 밝기에 따라) 큰 순서대로 붙은 것입니다. NGC 5806처럼 Sb(s)II.8 이라고 분류된 것은 II와 III의 중간 단계를 0.1씩 10단계로 쪼개어 표시한 것으로 II.8은 III에 가까운 나선 은하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Sa(r): NGC 2844

NGC 2844

NGC 2844

 

Sab(r)I: NGC 7716

NGC 7716

NGC 7716

 

Sb(r)I: NGC 3642

NGC 3642

NGC 3642

 

Sb(s)II.8: NGC 5806

NGC 5806

NGC 5806

 

Sbc(r)I: NGC 3259

NGC 3259

NGC 3259

 

Sbc(s): NGC 3720

NGC 3720

NGC 3720

 

Sc(s)II-III: NGC 701

NGC 701

NGC 701

 

Sc(s)II.2: NGC 2990

NGC 2990

NGC 2990

 

Sc(r)I: NGC 5364

NGC 5364

NGC 5364

 

Sc(s)III: NGC 5480

NGC 5480

NGC 5480

 

Sd/SBd: NGC 5204

NGC 5204

NGC 5204

 2.3.2 막대 나선 은하(Barred Sprial)

중심에 막대 모양의 Bar를 가진 막대 나선 은하의 막대는 왜 생길까요? 직접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나선 은하로도 분류되기 때문에 S에다가 Bar가 있기 때문에 B를 합쳐 SB로 표시됩니다. 나머지 표시는 앞의 정상 나선 은하와 같습니다. 다만 막대 렌즈형(?) 은하의 경우 막대의 두드러진 정도에 따라 SB01, SB02, SB03로 나누는데, 은하 중심 팽대부(bulge)의 양쪽에 밝은 부분으로만 막대의 존재를 확인할 정도로 약할 경우엔 SB01로, disk까지 뻗은 멋진 막대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SB03으로 표시하며 SB02는 그 중간단계입니다. 가끔 숫자 대신 1/2이나 2/3로 표시하는데 예상하듯이 각 숫자의 중간 단계를 의미합니다. 또한 은하 바깥쪽에 보이는 두드러진 고리(Ring)를 가진 경우 R을 맨 앞에 붙여 표시합니다.

SB01: NGC 3458

NGC 3458

NGC 3458

 

RSB0(2/3): NGC 2950

NGC 2950

NGC 2950

 

SBa: NGC 5864

NGC 5864

NGC 5864

 

SBb(s)I-II: NGC 2712

NGC 2712

NGC 2712

 

SBbc(s)II: NGC 4385

NGC 4385

NGC 4385

2.4 다른 형태 은하(Other Types)

위의 경우들처럼 그 모양이 일정한 형태에 따라 분류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그 모양을 특별히 규정짓기 힘든 은하들도 있습니다. 이런 은하들의 대부분이 다른 은하와 합쳐졌거나 합쳐지고 있거나 또는 다른 은하의 중력에 의해 깨지고 있는 등등의 경우에 속합니다. 맨처음 등장하는 BCD는 Blue Compact Dwarf의 약자로 굉장히 작고 푸른 은하를 의미하고, S pec는 S 형태이지만 이상한(pecular) 모양을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Amorph는 불규칙 은하(Irregular galaxy)의 다른 말로 그 모양을 정확하게 정의하기 힘든 무정형(Amorphous)의 은하를 의미합니다.

BCD: NGC 3896

NGC 3896

NGC 3896

 

S pec: NGC 3043

NGC 3043

NGC 3043

  

Amorph?: NGC 3353

NGC 3353

NGC 3353

 

Amorph?: NGC 4765

NGC 4765

NGC 4765


은하를 나누는 것은 은하의 형태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생겨났는 지를 알고자 하는 첫 번째 단계로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이 것이 전부' 가 아니기 때문에 은하의 모든 것을 파악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너무나도 신기하게 생긴 은하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도 신비로운 우주에 대해서 연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여러분들도 이 재미를 함께 하시길 바라면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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